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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이야기18

데빈 성 (DEVIN CASTLE, DEVIN HRAD) 브라티슬라바에서 북쪽으로 약 10Km 떨어져 있는 곳의 말레 카르파티 (Male Karpaty) 산 남쪽, 서쪽의 모라바 강과 남쪽의 다뉴브 강이 합류하는 지점에 위치한 212m의 바위 절벽 위에 자리 잡고 있는 슬로바키아에서 가장 오래된 성 중 하나인 데빈 성은 고대 무역로인 남북을 잇는 앰버 로드 (Amber Road 호박의 길) 와 동서를 잇는 다뉴브 로드 (Danube Road) 의 중요한 길목에 위치하고 있다. 엠버 로드는 보석의 하나인 호박의 교역을 위해 수세기 동안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길이자 북유럽에서 지중해에 이르는 길, 특히 로마 제국시대에는 프로이센의 발트해 연안에서 보이족 (켈트인의 부족 중 하나를 가리키며 현재 보헤미아 지방은 보이족이 거주했던 곳을 가리키는 지명이다) 을 거쳐 아.. 2020. 10. 14.
'격' 있는 음악이란 과연 무엇일까? 얼마 전까지 미스터 트롯이라는 프로그램이 전국을 들끓게 했다. 아니 이는 아직도 진행형이다. TV를 잘 보지 않는 본인이지만 부모님을 비롯 그 연배 어르신들의 말씀을 잠시만 듣고 있어도 그들을 향한 뜨거운 애정이 아직 조금도 식지 않았음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이는 비단 어르신들에게만 국한된 현상은 아닌 듯 싶다. 코로나로 인해 갑갑한 일상을 보내던 많은 이들은 성별과 나이의 경계를 넘어 국민 손자라 불리던 한 소년에게 열광했고, 초롱초롱한 눈빛을 지닌 그와 더불어 7명의 재능 있는 가수들의 행진은 현재까지도 거침이 없다. 그 전에는 미스 트롯이 먼저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궜다. 모든 장르를 가리지 않고 음악이라면 자투리 시간을 내어서라도 기꺼이 온몸과 마음을 던져 함께하는 남편 덕분에 어깨너머 미스 트.. 2020. 9. 29.
기억의 오류 사람의 기억은 어디까지 정확한 것일까? 자신의 기억을 어디까지 믿을 수 있나? 남편과 함께 며칠 전 한국에 왔다. 건강 검진도 있고 곧 이사 올 집 상태도 확인하는 등의 일처리를 위해. 짧은 일정이기에 눈썹이 휘날린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온몸으로 느끼면서 하나씩 볼일을 해결하고 있다. 비록 시간적인 여유는 없어도 정신적인 여유만큼은 꼭 확보하자며 서로를 다독이며. 모두 잘 알다시피 대부분의 일은 마음에 여유가 없을때, 잠깐 방심한 사이에 종종 터지곤 한다. 이번에 본인 부부가 딱 그랬다. 오는 당일까지 공식 업무 처리와 기타 등으로 바빴던 남편, 이런 남편 뒷바라지와 이사 준비, 기타 다른 일로 분주했던 본인. 긴 비행 중에 좀 쉬어야지 했던 계획은 두통과 멀미에 내내 시달리면서 물 건너 갔고 인천 국제.. 2019. 7. 18.
담담한 마음 사람의 마음이 담담해지면 욕심과 탐욕도 멀어집니다. 마음이 담담해지면 분노와 욕망도 멀어집니다. 정신이 담담해지면 어리석음도 멀어집니다. 가슴이 담담해지면 사랑도 미움도 멀어집니다. 담담해진 마음 한 구석에는 희망의 불꽃이 피어오르기 시작합니다. 희망의 불꽃이 피어오르면 마음이 밝아옵니다. 탐욕 분노 어리석음 미움 모두가 불꽃 속에 한 줌의 재로 변합니다. 김천중 시선집 나눔의 향기 中 담담한 마음 이삿짐을 싸고 있다. 도어 투 도어의 포장 이사인데 어쩌다 보니 날짜가 촉박해져 박스를 먼저 가져다 달라고 해서 주섬주섬 이러고 있다. 3년 6개월을 살다 떠난다. 처음에 올 땐 막막한 심정이었는데 막상 짐을 싸면서 가만히 돌이켜보니 나름 참 잘 살았구나 싶다. 떠남을 아쉬워해 주는 지인도 있고 다시 만날 시.. 2019. 7. 12.
이런 호텔은 어떤가요? - 호텔 샤토 벨라 (Hotel Chateau Bela) 유럽에는 작지만 유서 깊은 호텔이 아주 많다. 그중에는 성을 리모델링하여 호텔로 바꾼 경우도 많은데 이번에 본인이 방문한 샤토 벨라가 그렇다. 샤토는 불어로 성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샤토 벨라는 벨라라고 하는 마을에 있는 성이라는 뜻이 된다. 주인장 말에 의하면 성을 구입하여 1억 유로를 들여 리모델링을 한 후 호텔로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일반 여행 중 하루 이틀 묵어가기도 하지만 결혼식과 피로연을 비롯하여 각종 행사, 회사 컨퍼런스, 요즘 유행하는 호캉스를 하려고 유럽 각지에서 오기도 한단다. 그리고 보통 와인 하면 프랑스 산, 이태리 산을 생각하는데 적어도 화이트 와인만큼은 슬로바키아도 매우 훌륭하고 특히나 샤토 벨라에서는 화이트 와인 종류의 하나인 리즐링 와인의 최상품을 생산하고 있다. 여러 이유.. 2019. 7. 9.
영화 '어린 의뢰인'을 보다. 아직 상영 중인 영화라 영화 자체 (연출, 연기 등) 에 대해 뭐라 말하는 것은 좀 그렇지만, 지극히 개인적인 블로그에 본인의 생각을 끄적거리는 건 큰 지장이 없을 듯하여 몇 자 적어 본다. 보는 내내 머릿속에서는 얼마 전에 봤던 '증인'이 오버랩 됐다. 주인공의 직업 (변호사) 과 아이 (물론 한쪽은 청소년이고 다른 한쪽은 아동이라는 차이점이 있지만 어쨌든 성인의 보호 아래 있는 아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가 사건을 이끌어 나가는 큰 축이라는 비슷한 점이 있어서 그랬을 것이다. 연출이든 연기든 모든 것을 제외하고 결론만 말하자면 '어린 의뢰인'은 불편하지만 우리 모두가 정신 똑바로 차리고 반드시 마주 봐야만 하는 현실이라는 것이다. 본인이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관심 있는 사람이면 대한민국 아동 .. 2019. 6.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