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킴이 이야기/테이블 세팅4 마음을 나누는 감사한 시간 - 엄마의 소박한 티타임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본인 집에서 갖은 티타임. 아침 식사는 하고 모인 자리라 간단하게 과일 샐러드와 직접 만든 오방떡으로 준비했다. 여러 종류의 과일을 뚝뚝 썰기만 해서 소담스레 담고 따끈따끈한 오방떡과 함께 내니 제법 화사한 차림새가 완성된다. 취향대로 선택할 수 있도록 차와 커피도 한 켠에 준비해 놓고. 요즘은 가급적 집으로 초대는 하지 않고 밖에서 만나 식사와 후식 등을 해결하는 추세라고 하는데 남편과 본인은 여전히 집에서 갖는 만남을 추구하는 편이다. 코로나로 인해 당분간 잠정 영업 정지 상태이지만 ‘미영이 레스토랑’ 만한 곳을 찾기 어렵다는 남편. 아직도 이런 달콤한 말에 퐁당 빠져 정신 못 차리는 본인. 음식을 나누는 행위는 단순히 음식을 나눠 먹는 게 아니다. 마음을 나누는 행위다 라고 부.. 2020. 10. 24. 다른 문화를 대하는 자세 - 열린 마음 맛있는 밥 한 끼 같이 먹으며 마음을 나누는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같은 거 같다. 물론 본인이 겪은 외국인은 업무로 만나는 경우를 제외하고 개인적인 친분으로 만나는 경우에는 먼저 마음이 통해야 식사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특히나 자신의 집으로 초대를 하는 경우에는 정말 마음을 나누지 않은 관계는 초대를 하지도 받지도 않는 경우가 많았다. 한국도 요즘엔 서로 집에는 되도록 초대하지 않고 밖에서 만나고 헤어지는 게 일상이라고 들었다. 그래야만 서로가 부담되지 않는다고. 살짝 아쉬운 느낌이 든다. 준비하는 데에 많은 수고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정성스레 준비한 마음을 나누는 것은 어디에도 비교하기 어려운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어쩌면 이런 생각 자체가 구시대적인 발상일 수도 있다. 하지만 아무리.. 2019. 7. 3. 갈무리 하는 시간 - 길 사람들은 자기들이 길을 만 든 줄 알지만 길은 순순히 사람들의 뜻을 좇지는 않는다 사람을 끌고 가다가 문득 벼랑 앞에 세워 낭패시키는가 하면 큰물에 우정 제 허리를 동강내어 사람이 부득이 저를 버리게 만들기도 한다 사람들은 이것이 다 사람이 만든 길이 거꾸로 사람들한테 세상 사는 슬기를 가르치는 거라고 말한다 길이 사람을 밖으로 불러내어 온갖 곳 온갖 사람살이를 구경시키는 것도 세상 사는 이치를 가르치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그래서 길의 뜻이 거기 있는 줄로만 알지 길이 사람을 밖에서 안으로 끌고 들어가 스스로를 깊이 들여다보게 한다는 것은 모른다 길이 밖으로가 아니라 안으로 나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에게만은 길은 고분고분해서 꽃으로 제 몸을 수놓아 향기를 더하기도 하고 그늘을 드리워 사람들이 땀을 식히게도.. 2019. 7. 1. 손님을 위한 마음 - 1 해외살이를 하면서 의도하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잘하게 된 것이 있다. 바로 음식 만들기와 손님 치례. (아, 어디까지나 주관적인 관점에서다. 자기만족, 자화자찬이라고나 할까.) 유학생 초기, 전기 밥솥에 쌀 씻어서 그냥 넣어만 놓으면 밥이 되는 줄 알고 '취사' 버튼을 누르지 않아서 제일 위에는 물이 동동, 가운데는 좀 설익은 밥, 제일 밑에는 새까맣게 그을은 밥을 만들기도 했던 본인인데. (압력 밥솥에는 밥을 할 줄 알았지만 당시 컨테이너로 보낸 짐이 도착하지 않은 상태라 어쩔 수 없이 전기밥솥으로 밥을 하다 이런 참사를 만들었다.) 다행인지 아닌지 손님치례가 예사였던 분위기에서 성장한 덕분에 일을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일단 겁을 내지는 않는 편이라 전기밥솥으로 삼층밥을 만들던 시기부터 20여 년이.. 2019. 6. 1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