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젊어서 죽거나 나이가 드는 것 두 가지 가능성만 제공한다.”
‘나이듦에 관하여’ 이 책의 저자인 루이즈 에런슨의 말이다. 저자는 노인의학전문의이자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샌프란시스코 캠퍼스 (UCSF) 의과대학 교수이다. 그의 글을 읽다 보면 의사인데 감칠맛 나게 잘 쓴다라는 느낌이 드는데, 이는 그가 하버드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워런 월슨 칼리지에서 문예창작으로 예술학 석사 학위를 받은 것과도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의학과 문학의 분야를 넘나들며 다방면에서 활약하고 있는 저자는 건강 분야를 통해 사회 정의를 구현하는 활동도 활발하게 하고 있다. 여담이지만 해외에 살면서 부러웠던 점 중 하나가 이런 부분이었다. 첼리스트인데 전공은 인문학을 한 사람, 분명 국가대표 운동선수인데 전공은 철학. 문과와 이과를 넘어 경계 없이 넘나드는 전공과 전문 분야. 내 아이를 이렇게 키우고 싶었다. 다방면에서 활약을 할 수 있는 이른바 팔방미인.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는 예전과는 다르게 엄청난 변화 속도를 보이고 있다. 물론 빠르게 변화하는 모든 게 다 좋다는 뜻은 절대 아니다. 하지만 사회의 일원으로 어느 정도는 보조를 맞추고 살아가야 하는 입장에서 하나만을 고집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직업도 이젠 평생 직장이라는 말은 구시대적인 발상이 되어 버렸다. 언제든 여러 상황과 조건에 의해 옮길 수 있는 일터. 1인 1 직장도 마찬가지. 오전 오후 심지어 저녁까지 1인 3 직장, 그 이상도 가능한 시대이다. 1인 기업 역시 더 이상 낯선 용어가 아니다. 수명은 더욱 길어져서 이젠 100세 시대란 말이 당연시되고 있다. 이렇게 팔색조 이상의 변화무쌍한 모습을 하고 있는 시대에 어떻게 적응하고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 생각한다. 이 책은 이런 생각으로 선택하게 됐다. 시간이 지나 그저 나이가 드는 것이 아닌 내가 준비하여 내가 주도하는 내 노년의 삶과 그 이후를 위해. 결과는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여러 번 정독한 끝에 내린 결론은 여러 언론과 추천인들의 추천사가 전혀 과장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본인 개인의 느낌이므로 각자 다른 느낌을 가질 수 있음을 미리 밝힌다.
차례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크게 삶을 잉태, 탄생, 유년기, 성년기, 노년기, 죽음, 마침으로 나누고 있다. 각 파트마다 세분화 시켜 실례를 들어가며 적어 놓은 글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메모를 하고 있는 본인의 모습이 보였다. 순간순간 작가의 말에 깊은 공감을 하고 있었다. 특히 다미트리 환자의 경우를 보면서는 머리카락이 쭈뼛 서기까지 했다. 어쩌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비슷한 상황에 처해졌을지도 모를 많은 환자들의 모습이 떠올라서였다. (지금 이 순간에도 최선을 다해 본업에 충실히 임하는 많은 의사들 또한 존재함을 알고 있고, 감사드린다. 괜한 오해는 없었으면)
원해서 태어난 사람은 없다. 탄생은 자의가 아니라는 말이다. 하지만 탄생 이후의 삶은 오롯이 본인의 몫이다. 환경이 어쨌든 상황이 어쨌든 순간마다 선택을 해야 하고 그 선택에 대한 책임은 오롯이 개인이 감당해야만 한다. 이런 개인이 모여 이루는 사회. 결국 사회가 건강하기 위해서는 개인이 건강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국가가 감당할 부분이 분명히 있겠지만 결국 이 국가를 이루는 것도 개인이니까. 우리 한 명 한 명이 건강하다면 분명 건강한 사회, 건강한 국가를 이룰 수 있을거라는 믿음이 있다.
한국의 고령화가 급속도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이제는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을 넘어 질적으로 얼마나 윤기나는 삶을 살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여기에는 이미 밝혔듯이 개인의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사회와 국가의 제도적 도움이 더해져야 한다. 본인은 우리 모두가 이 부분에 민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책 한 권으로 비약이 너무 심하다고 하는 분도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비단 이 책 한 권만 가지고 얘기하는건 아니다. 본인이 책에 대한 글을 몇 편 올렸는데 혹시 읽어 본 분은 알겠지만 본인은 비슷한 내용의 책을 함께 읽는 것을 선호한다. 여기서는 이 책을 추천하기 위해 초점을 이 책에 맞췄지만 여러 비숫한 내용의 책이 시중에 많이 나와있다. 관심이 있는 분은 찾아서 같이 읽어 보는 것을 추천한다. 이렇게 비슷한 내용을 같이 읽다 보면 비교 분석 대조를 통해 좀 더 정확한 시선을 가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코로나로 인해 바깥 활동이 자제 되고 퇴근 후 개인 시간이 많아진 요즘이 어쩌면 책을 읽기엔 아주 적절한 시기가 아닐까 싶다. 새옹지마라는 말처럼 코로나로 인해 불편하고 나쁜 점도 많지만 예전에 비해 많아진 개인 시간을 잘 활용한다면 지금 이 시기는 분명 기회의 시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본인이 책 읽는 방법 중 하나를 소개한다. 맘에 드는 글귀는 공책에 따로 메모하는 방법과 함께 작은 포스트잇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기억하고 싶은 부분, 다시 찾아서 읽고 싶은 부분, 확인해야 하는 부분 등을 포스트잇으로 표시해 놓으면 다시 읽을 때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이상 미치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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