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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년을 살더라도 결국 죽음에 이른다. 걸어가든 멈춰 서든 사람 목숨은 밤낮으로 사라지고 그 자리에 남아 있지 않는다. 마치 강물과 같은 것이다. “
- 붓다
100세 시대라고 합니다.
이 말대로 보면 전 이제 겨우 절반을 살았습니다.
지나온 절반의 시간은 완전히 제가 선택한 것보다는 처한 위치에서 ‘해야만’ ‘견뎌야만’ 했던 시기가 더 많았습니다.
아마 이 글을 읽는 사람 중에는 여전히 이런 시간 위를 걷고 계시는 분들이 계실 겁니다.
혹여 스스로만 책임지면 되는 독신이라 할지라도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100% 자신만을 위한 시간으로 하루 24시간을 채우기란 쉽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면 결국은 자신이 걷는 길 위에 있는 모든 것을 품어 안을 수 있는 지혜를 지닐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만이 우리의 오늘과 내일을 좀 더 ‘살맛 나게’ 만들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꽃길만 걸으세요~’
이런 말이 유행이긴 하지만 매일매일 꽃길만 걷다 보면 언젠가는 그 아름다운 길마저 무료하고 아무런 감흥이 없는 시간을 맞이하게 되겠지요.
인생이 재미있는 건 정확한 앞날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계획한 대로 모든 것이 이루어지지 않고 언제 어디서든 변수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 오늘을 진지하게 하고 내일을 성실히 준비하게 하는 게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은 뜨거운 인생 전반부를 지내고 새로운 후반부를 준비하는 이들을 위해 이런저런 말들을 적어 놓았습니다.
그럼 전반부에 서 있는 사람은 읽지 않아도 되겠네요?
누군가 이렇게 질문할 수 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숫자 ‘4’가 앞에 걸린 분이라면 적어도 한 번은 읽어 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참고로 이보다 더 젊은 분들은 본인이 한 번 읽고 무료한 시간을 보내고 계시는 부모님께 선물을 드리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
어떤 일에 있어서 미리 걱정할 필요는 1도 없지만 ‘준비’를 해 놓으면 든든해집니다.
걱정과 대비는 완전히 다릅니다.
완벽하진 않아도 어느 정도 알고 대비를 해 놓으면 아무래도 심적으로 여유도 생기고 좀 더 꼼꼼히 준비를 할 수가 있겠지요.
55세면 웬만한 직장에선 퇴직을 했거나 퇴직을 앞두고 있을 시기입니다.
물론 정년이 점점 더 늘어난다고 하니 몇 년 정도는 더 미루어질 수 도 있겠지요.
책에서는 구체적인 55세를 말했지만 전 인생 후반부라 칭하겠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전반부는 본인이 선택한 시간보다는 선택해야만 했던 시간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후반부의 시간은 조금 다릅니다.
후반부의 시간은 물론 여전히 메어 있는 부분도 있지만 상당 부분 본인의 의지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시기입니다.
늘어난 자유 시간을 어떻게 사용할지는 전적으로 자신에게 달려 있습니다.
‘지루함’으로 하루하루를 연명해 나갈지 삶이 끝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여유’로 ‘~ing’ 시간을 채워 나갈지는 오롯이 스스로의 선택에 달려 있다는 말입니다.
흔히 말합니다.
무덤에 가 보면 이유 없는 죽음을 맞이한 사람은 한 명도 없다고.
그렇습니다.
병 들어 죽든, 나이가 들어 죽든, 사고가 나서 갑작스레 죽든, 이도 아니면 스스로 생을 마감하든 어쨌든 다들 이런저런 이유로 그 자리에 있습니다.
그렇다면 스스로가 수명을 정하고 그 목표를 향해 살다가 맞이하는 죽음은 어떨까요?
이 역시 죽음은 죽음 아니냐라고 반문하실 수 있습니다.
맞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해 보시면 어떨까요?
‘~ing’ 현재 진행형, 삶 속에서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다가 맞이하는 죽음과 어쩔 수 없이 ‘당하는’ 죽음과의 차이가 과연 같을까.
저자는 현재 진행형의 죽음을 맞이하기 위한 여러 방법을 얘기합니다.
그중 하나로 공자를 예로 들면서 지적 체력을 키우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공자는 4가지를 행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1. 자기 멋대로 행동하는 것
2. 무슨 일이든 한 번 정한 대로만 밀로 나가는 것.
3. 고집부리는 것
4. 이기적으로 자기만 앞세우는 것.
굳이 공자까지 가지 않아도 되겠습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분들 스스로에게 한 번 물어보시기 바랍니다.
과연 현재 나의 모습은 어떠한가?
그리고 주위에서 보는 나의 모습은 어떠한가?
조금씩 쌓아가는 노력 외에는 자기 자신을 뛰어넘을 방법이 없다는 것은 모두가 잘 알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각자 처한 상황과 목표에 따라 다르겠지요.
여기서는 저자가 말한 몇 가지를 소개하려 합니다.
첫째, 하루에 소화해야 하는 일정을 마치 해외여행을 떠났을 때와 같이 하라고 합니다.
집 근처 가까운 곳 말고 장시간 비행기를 타고 대륙을 이동해야 하는 해외여행을 한 달 정도 떠난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준비를 하시나요?
물론 요즘 유행하는 해외에서 한 달 살기, 발길 닿는 대로 떠나기 등처럼 아무런 계획 없이 현지에서 즉흥적으로 바로바로 대처하며 여행을 할 수도 있을 겁니다.
나쁘지 않습니다.
신선한 경험이 될 수도 있고요.
하지만 저의 경우에는 많은 것을 꼼꼼하게 준비합니다.
가서 볼 곳과 먹을 거, 지낼 곳을 먼저 살핍니다.
여행지의 계절과 평균 날씨를 살펴서 그에 맞는 옷과 신발을 준비하고요.
혹시 모르니 비상 연락망과 비상약도 빼놓지 않습니다.
이 외에도 미리 챙겨야 할 것이 많겠지요.
여행지에 도착해서는 짜 놓은 일정대로 하나씩 체크해 가며 하루하루를 보냅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계획은 계획이라는 겁니다.
갑자기 날씨가 안 좋아서 야외로 잡은 일정을 실내로 돌려야 할 수 도 있습니다.
가려고 마음먹은 좋은 레스토랑이 당일 갑자기 사정이 생겨서 문을 닫았을 수도 있지요.
괜찮은 숙소라 생각해서 예약하고 막상 가 보았더니 도저히 머물기 어려운 경우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심한 경우 지갑을 도난당할 수도 갑자기 몸이 아플 수도 있습니다.
‘어떻게 짠 일정인데’
‘무조건 고고’
네, 이렇게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좀 더 즐거운 여행, 효율적인 여행을 위해서라면 유연적인 대처가 필요할 겁니다.
바꿀 것은 바꾸고 돌릴 것은 돌리고 미룰 것은 미루는 일정 조정이 필요합니다.
그래야만 남은 기간을 건강하고 즐겁게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보낼 수 있으니까요.
정리하자면 꼼꼼하게 세부적인 계획을 세우기는 하되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여유롭고 유연한 대처를 하자입니다.
둘째, 라이프 스타일을 정하라고 합니다.
‘미움받을 용기’라는 책을 쓴 심리학자 알프레드 아들러에 따르면 이는 ‘세상에서 자신의 위치를 정한다’라는 뜻입니다.
저자는 아들러가 말한 ‘스타일’이라는 단어에 두 가지 의미를 부여합니다.
하나는 한 사람의 행동 속에 느껴지는 ‘일관성’ 다른 하나는 행동 하나하나에 담긴 ‘그 사람다움’입니다.
똑같은 행동을 해도 어쩐지 다르게 느껴지는 사람이 있지요.
우리는 보통 그런 사람을 두고 ‘스타일이 있다’라고 합니다.
이미 말씀 드린 바와 같이 사회라는 틀에 나를 맞추고 살아야 하는 삶의 전반부에는 자기가 원하는 대로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기가 쉽지 않습니다.
일, 가정, 인간관계 등에서 이런저런 의무나 복잡한 사정에 얽혀 있으니까요.
하지만 후반부가 되면 얘기가 좀 달라집니다.
좀 더 선택할 수 있는 영역이 넓어져서 나만의 스타일을 만들기가 수월해지지요.
요즘 경제적 독립을 일찍 이루고 빠른 은퇴를 기대하고 계획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는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고자 하는 욕구가 그만큼 강하다는 한 예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누군가의 라이프 스타일은 그 사람의 아이덴티티 자체라고 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각자만의 강점이라 말할 만한 무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 무기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스타일이 완성되는 거지요.
‘나는 나만의 스타일이 없어’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이 계실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나는 음식을 맛있게 먹는 거밖에 할 줄 아는 게 없는데’
유튜브를 한 번 보세요.
사람들이 즐겨 보는 채널 중 ‘먹방’ 방송이 얼마나 많은지 아신다면 본인이 얼마나 대단한 무기를 지니고 있는지 아실 수 있을 겁니다.
음식을 맛있게 먹는 분들은 대부분 맛집을 많이 알고 계실 겁니다.
맛집을 소개하면서 지역 문화를 함께 알릴 수 있겠지요.
지역 문화를 알리다 보면 거기에 얽힌 역사를 알아볼 수도 있을 테고요.
이렇게 꼬리에 꼬리를 물고 영역을 넓혀 가는 방법도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자신만의 스타일이 완성되겠지요.
우공이산(愚公移山)이라는 고사성어를 기억하시지요.
‘열자’의 ‘탕간편’에 나오는 설화에서 유래된 말로 꾸준히 노력하면 언젠가는 큰 일을 이룰 수 있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목표를 정하고 그 안에서 계획을 만들어서 유연하게 대처하는 시간들을 만들어 가다 보면 언젠가는 자신만의 특색 있는 삶을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라이프 스타일을 만들 때 주의할 점은 자기 주변, 조금 더 넓은 세상, 거대한 사회와의 관계 속에서 균형 잡힌 거리를 유지해야 합니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다 보면 작은 균열이 생기기 쉽고 그 균열은 점차 커져서 결국 애써 세운 멋진 건물을 무너뜨리는 결과까지 가져올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균형 잡힌 관계, 거리를 만드는 방법 한 가지를 소개합니다.
바로 3색 활용법인데요 저자는 이 방법을 통해 정보 수집, 학습, 독서 등에서 많은 효과를 볼 수 있었다고 합니다.
아주 중요한 포인트에는 빨간색
적당히 중요한 부분은 파란색
개인적으로 흥미로운 부분은 초록색으로 분류를 하는 겁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지요.
정말 중요한 친구나 지인으로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자주 만나고 싶은 사람은 빨강.
대체로 중요하며 계절마다 한 번쯤 만나고 싶은 친구는 파랑.
1년에 한 번쯤 만나는 정도로 충분한 친구는 초록.
사람을 이렇게 분류한다는 것이 좀 그렇지만 이렇게 해둔다면 적어도 인생 후반부에 이르러서까지 사람에 치여 쓸데없는 감정소모를 하고 이로 인해 자신을 깎아먹는 일은 없을 겁니다.
그리고 색깔별로 최소한 한 명의 친구가 있다면 외로움 때문에 걱정할 일은 없어질 겁니다.
여기서 꼭 기억하셔야 하는 점이 있습니다.
과연 나 역시 상대방에게 그런 친구, 지인인가 하는 부분입니다.
오랜 친구와의 관계에 대해 말하는 글들이 참 많습니다.
그중 논어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공자가 말하기를 때때로 배우고 익히니 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좋은 벗이 멀리서 찾아오니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화를 내지 않으니 이 또한 군자가 아니겠는가
좋은 친구와 좋은 습관을 나누며 좋은 잡담을 할 수 있는 인생 후반부라면 그것으로 족하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잡담이라 하니 어? 하고 의아하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여기서 말하는 잡담은 뒷담화가 아닙니다.
말 그대로 큰 의미는 없지만 소소한 즐거움을 주는 가벼운 대화를 말합니다.
가벼운 농담도 잡담에 들어가겠지요.
‘아 나는 잡담이라면 일가견이 있어’
‘하루종일 잡담만 하라고 해도 난 잘할 자신이 있어’
과연 그럴까요?
뒷담화와 다르다고 분명히 말씀드렸습니다.
상대방을 불쾌하게 하지 않고 즐겁게 하면서 함께 나눌 수 있는 이야깃거리를 찾는다는 것은 생각보다 쉬운 일은 아닙니다.
책을 읽고 나서 저도 가만히 저 자신을 살펴보니 잡담에는 영 재주가 없더라고요.
어떤 목적, 주제 등이 있는 이야기는 정해진 시간 동안 충분히 할 수 있는데 가벼운 농담이나 소소한 잡담에는 영 재주가 없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제부터라도 어떻게 하면 잡담을 잘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공부를 해야겠습니다.
ㅎㅎㅎ
인생 후반의 시간을 잘 기획하고 잘 쓰는 법에 대한 글은 이미 시중에 많이 나와 있습니다.
제가 읽고 나눈 이 책이 굳이 아니어도 상관이 없습니다.
부디 자신의 취향에 맞는 책을 찾아서 읽어 보시길 권합니다.
가만히 있으면 나이를 먹고 노인이 됩니다.
하지만 단순히 노인이 되기보다는 ‘어른’이 되는 우리 모두가 되었으면 합니다.
‘라테는 말이야~ (나 때는 말이야~)’하는 꼰대가 아닌 젊은이를 먼저 이해하고 품어주면서 빡빡한 시간을 걸어가는 그들을 위로하고 용기를 북돋아 주는 어른.
실패 앞에 좌절하는 젊은이에게 기꺼이 손 내밀어 주며 ‘그럴 수도 있어’ 하고 어깨를 두드려 줄 수 있는 어른.
끝까지 끝난 것은 아니다 하는 마음으로 현역 마인드로 살아가는 어른.
이런 참 어른이 되기를 소망하며 글을 마칩니다.
읽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 인사 드립니다.
몽이의 몽 같은 세상, 빠니 몽이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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