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지킴이 이야기/테이블 세팅

마음을 나누는 감사한 시간 - 엄마의 소박한 티타임

by 빠니미영 2020. 10. 24.
728x90
반응형

번거로워서 싫다고 하는 분도 있지만 남편과 본인은 집에서 갖는 만남을 좋아한다. 아마 어렸을 적부터 손님치례를 하며 사신 부모님 영향이 큰 거 같다. 늘 손님이 끊이지 않았던 시간. 가끔 부모님께 싫은 내색이라도 할치라면 항상 되돌아 오는 말씀은 "사람 사는 집에 사람이 오는건 당연한 거다. 섬기고 나눌 수 있음이 감사한 거다." 였다. 그땐 그 말씀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했는데 이젠 가슴으로 이해가 된다.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본인 집에서 갖은 티타임. 아침 식사는 하고 모인 자리라 간단하게 과일 샐러드와 직접 만든 오방떡으로 준비했다. 여러 종류의 과일을 뚝뚝 썰기만 해서 소담스레 담고 따끈따끈한 오방떡과 함께 내니 제법 화사한 차림새가 완성된다. 취향대로 선택할 수 있도록 차와 커피도 한 켠에 준비해 놓고. 요즘은 가급적 집으로 초대는 하지 않고 밖에서 만나 식사와 후식 등을 해결하는 추세라고 하는데 남편과 본인은 여전히 집에서 갖는 만남을 추구하는 편이다. 코로나로 인해 당분간 잠정 영업 정지 상태이지만 ‘미영이 레스토랑’ 만한 곳을 찾기 어렵다는 남편. 아직도 이런 달콤한 말에 퐁당 빠져 정신 못 차리는 본인. 

오방떡, 오븐만 있으면 쉽게 만들 수 있는 효자 메뉴다. 단독으로도 좋고 간식, 손님 상에 후식으로도 아주 좋다.

 

음식을 나누는 행위는 단순히 음식을 나눠 먹는 게 아니다. 마음을 나누는 행위다 라고 부모님께 배웠다. 어렸을 적부터 집에서 부침개나 잡채 등을 만들면 엄마는 으례 접시에 소복하게 담아 이웃에게 먼저 돌리곤 했다. 집에서 기름 냄새가 넘치는데 이웃을 챙기지 않으면 안 된다 하시면서. 갈수록 편리해지는 생활이지만 그에 못지않게 각박해져 가는 요즘을 보면서 본인의 어린 시절이 생각난다. 아파트에 살았지만 현관문을 잠그는 경우는 모두가 잠자리에 드는 늦은 시각이었다. 해가 있는 동안은 항상 열려 있던 현관문. (하긴 요즘은 현관 키가 모두 자동 잠금으로 되어 있어서 ^^) 윗집 아랫집은 당연하고 통로에 누가 사는지, 누가 어떤 상황인지 대부분 알고 살았는데. 

위 사진에는 나오지 않았는데 방울 모차렐라 치즈를 따로 담아 두었다. 각자 접시에 담을 때 덜어서 담을 수 있게. 과일 샐러드에 치즈를 섞으면 보기에는 예쁜데 시간이 지나면 치즈가 찐득하게 되어서 식감, 맛 모두 별루인 상태가 되기 때문인다.

 

코로나가 전 세계적으로 점점 더 확산되고 있다. 한국도 1단계이기는 하지만 안심하면 안 되는 상황. 아침에 기사를 보니 코로나 블루가 아니라 코로나 레드란다. 코로나 블루, 코로나 우울증을 일컫는 말이었는데 코로나 레드는 무엇인지. 우울을 넘어 그 다음을 가리키는 신종어 같은데…… 남자보다 여자가 코로나로 인한 우울증에 더 많이 빠져 있다고 한다. 아무래도 남자보다는 여자들이 집에 있는 시간이 더 길기 때문인 것 같다. 이럴 때일수록 서로 돕고 나누고 섬기는 그런 우리 모두가 되었으면 싶다.

잠정 영업 정지 상태인 레스토랑이 정상 영업을 할 수 있는 시각이 빨리 오길 바라며.

 

 

 

이상 미치르~♡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