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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이야기/드라마를 통해 보는 세상

슈츠, SUITS

by 빠니미영 2020. 10.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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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넷플릭스에서 보고 있는 미드 슈츠 (SUITS).

시즌 9까지 나왔다는데 넷플릭스에는 시즌 1만 올라온 상태.

한국과 일본에서도 리메이크를 했다고 하는데 아직 못 봤다. 아무래도 해외에 있다 보면 영화는 몰라도 드라마를 챙겨 보는 게 쉽지 않아서. 물론 개인 취향과 상황이 많이 반영된 결과이기도 하다. 지난 시간을 돌이켜 보면 드라마를 보고 여유롭게 앉아 있을 시간이 없었으니까. 아니 시간보다는 어쩌면 심적인 여유가 없었다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일 게다. 개인사는 이쯤에서 덮기로 하고. 어쨌든 오늘은 요즘 나른한 오후에 커피 한 잔과 함께 하루 한 편씩 즐기고 있는 미드  슈츠에 대해 얘기해 보려 한다.  

SUITS는 USA NETWORK에서 지난 2019년 시즌 9까지 방영된 인기 드라마이다. 이 드라마는 미국 최고의 로펌 일류 변호사 하비 스펙터가 뭐든 본인이 읽고 이해한 내용이면 무조건 기억하는 천재 마이크 로스를 후배 변호사로 받아들이면서 펼쳐지는 법정 드라마이다. 법정 드라마라고 해서 전문 용어가 남발하여 이해하기 어렵고 따분한 그런 드라마가 아니다. 적당한 수준의 현실감 있는 상황 설정과 그에 맞는 내용들로 꽤 치밀한 구성을 하고 있다. 삶에서 빠지지 않는 로맨스도 양념처럼 적정 수준 들어가 있고.

 

항상 자신만만한 시니어 변호사 하비와 천재적인 두뇌와 노력으로 학벌을 뛰어 넘는 능력을 발휘하는 마이크. 이 둘의 조합은 그야말로 찰떡궁합이다. 현실에서도 마이크 같은 인물이 많이 나오길 바란다. 

 

본인이 이 드라마에 대해 하고 싶은 이야기는 줄거리가 아니다. '사람의 능력은 과연 무엇으로 평가하고 평가받아야 하는가'에 관한 것이다. 시니어 변호사 하비는 하버드 출신에 외모까지 출중한, 그야말로 잘 나갈 수밖에 없는 그런 캐릭터. 성격 같은 부분은 일단 접어 두자. 본인이 말하고 싶은 인물은 신입 변호사로 들어온 마이크와 조사원 레이첼이다. 일단 외부적으로 마이크는 하버드 출신으로 나오지만 그는 하버드 로스쿨 출신이 아니다. 대리 시험으로 학교에서 쫓겨난 이후 법의 경계선에서 아슬아슬 줄타기를 하며 살아오다 우연한 기회에 하비의 눈에 띄어 그의 보조 변호사로 신분 세탁을 하게 되는 인물이다. 물론 하비는 마이크가 로스쿨 출신이 아니라는 것도 이미 마이크 본인의 입을 통해 알고 있고, 그가 어떤 삶을 살았는가에 대한 것도 대략 짐작하고 있다. 하지만 로펌의 사람들은 그런 사실을 전혀 모르고 그저 엘리트 코스만을 밟아 온 하버드 출신의 신참으로만 안다. 그가 만나는 고객 역시 마이크의 신분에 대해서 전혀 의심을 하지 않는다. 자, 그럼 이게 가능했던 이유는? 당연히 마이크의 능력이 그만큼 있었기 때문이다. 나중에 마이크의 학벌이 그들이 알고 있었던 하버드 로스쿨 출신이 아니라 고졸 (대학은 중간에 짤렸으니까) 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여러 복잡한 감정이 생긴 것은 마이크가 그동안 보여 준 능력과 사회가 만든 제도, 그 제도 속에 살면서 자신도 모르게 자연스레 생긴 제약 때문이 아니었을까. 

금수저 흙수저 하더니 이젠 다이아몬드 수저라는 말까지 생겼다. 신분 상승의 사다리가 끊어졌다는 말도 들린다. 그들만의 리그, 그들만의 세상, 신 귀족, 상류층…… 나열하자면 끝이없다. 사람이 무리를 이루어 사회를 구성하는 순간부터 자연스레 생겨난 서열은 사회가 커져 국가가 되면서 더욱 굳건해졌고 견고해졌다. 과거에는 세습되었던 신분제가 근대를 거쳐 현대로 오면서 본인의 능력만 갖추면 얼마든지 바꿀 수 있는 것이 되었는데, 언젠가부터 개천에서 더 이상 용이 나올 수가 없는 환경이 되어 버렸다. 수질 오염이 되어 버려서 라나 뭐라나. 개천이라는 표현 자체가 그리 달갑지는 않지만 어쨌든 본인 노력 여하에 따라 적어도 경제적인 상황은 충분히 바꿀 수 있었던 환경이 갈수록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아니, 이젠 거의 불가능해지고 있다는 말이 정확할 것이다. 부의 세습, 달갑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는 인정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경제적인 부분이 교육까지 밀고 들어온 이 상황은 참 씁쓰레하기만 하다. 사는 수준에 따라 진학하는 대학이 달라지고 남아 있는 삶의 형태가 달라지는 상황. 직업을 지닌 대부분의 여자들이 느끼던 유리벽을 이젠 일반 사람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흔히 접하고 있다. 요즘 같은 세상에 드라마가 아닌 현실에서 마이크 같은 인물이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학벌이 아닌 능력만으로도 충분히 인정 받는 세상이 과연 가능할까. 심지어 연예인마저 학벌을 위조하고 S대 출신이면 우와~하는 현실인데. 아주 조금씩 바뀌고 있다고는 하지만…… 갈 길이 참 멀구나 하는 느낌이 든다. 부디 바라기는 내 아이가 사는 세상은 유리벽이 좀 얇아졌으면 싶다. 아예 없어졌으면 더더욱 좋겠지만. 

 

한국에서는 영국 해리 왕자와의 결혼으로 유명해진 매건 마클이 연기한 Rachel Zane은 로스쿨 입학 시험인 LAST에 번번히 떨어져 PEARSON HARDMAN 에서 법률 보조로로서의 업무를 이어나가고 있다. 하지만 웬만한 신입 변호사보다 실력이 뛰어나 많은 변호사들의 신임을 얻고 있으며 보조나 신입 변호사들은 없는 개인 사무실까지 있다. 본인의 능력에 한계를 두지 않고 끝없이 LAST에 도전해 결국 변호사가 된다.

 

두번째 인물은 레이첼. 심한 뒷북인데... 영국 해리 왕자의 부인으로 유명해진 이 배우를 이번에 처음 봤다. 어라, 왠지 익숙한 인물인데... 하며 찾아보니 그 사람이 그 사람이 맞더라. ㅍㅎㅎㅎ 뭐 어디까지나 이런 부분으로 많이 부족한 본인이니 쿨하게 인정하고. 매건이 그려낸 레이첼은 그야말로 매력덩어리 자체이다. 물론 어디까지나 본인 개인적인 생각. 그 대단한 로펌에서 신참이나 보조 변호사들도 없는 개인 사무실까지 있을 정도로 능력 인정을 받고 있는 레이첼. 현실에 충분히 안주할 수 있었을 텐데 끊임없이 노력하여 결국 원하는 것을 거머쥐는 그녀를 보며 참 멋지다 라는 생각을 했다. 누구에게 보여 주기 위함이 아닌 본인 스스로에게 인정 받으려고 최선을 다한 그 시간들이 진한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드라마에서만 가능한 일이 아니라 현실에서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기에 더욱 가슴이 설레었는지도 모르겠다. 삶의 중반부를 지나며 후반부의 삶을 위해 꿈을 꾸고 있는 본인에게 새로운 힘을 주는 캐릭터였다. 그녀는 젊고 더 많은 능력을 지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인도 아직 꿈꿀 수 있다고, 꿈을 현실로 만들 수 있다는 메세지를 받을 수 있었다.

드라마 한 편에 참 구구절절 말이 많다고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일부 특정 드라마의 목적은 현실 도피가 아닌 꿈을 꾸어도 된다. 꿈은 충분히 현실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려 주는 것이 되기를 바라는 본인에게 모처럼 딱 맞는 것을 찾아 그저 신난 상태이니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 주길 바란다. 

깊어 가는 가을, 코로나도 함께 익어가는지 점점 더 기승을 부리고 있는데 이런 의미 있는 드라마와 함께 슬기로운 집콕 생활을 해 보면 어떨까?                 






이상 미치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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