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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킴이 이야기/운동

운동을 시작했다

by 빠니미영 2020. 9.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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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계라면 핑계일 수도 있지만 오랫동안 계속된 해외살이를 하는 동안 나 자신을 돌 볼 시간을 내기란 그리 녹녹지 않았다. 돌이켜보면 의지할 사람 하나 없는 객지 생활, 어떻게든 잘살아야 된다는 생각만으로 이른 새벽부터 늦은 저녁까지 초긴장 상태로 하루 24시간을 빼곡하게 채워 나갔던 거 같다. 혼자 감당했던 유학 생활부터 결혼 후에 생긴 가족, 남편 뒷바라지와 아이 양육 모두 다른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지 않도록 말 그대로 용을 쓴 것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었는데. 아이 입시 이후 은퇴 전까지는 영원히 계속될 것 같았던 해외살이를 우여곡절 끝에 정리하고 잠시나마 한국 본부 근무를 시작한 남편을 따라 그리운 부모님 곁에 자리를 잡았다. 집수리, 국제 이삿짐 받기, 곧 이어진 추석, 해외 근무 중이던 동생 가족의 한국 방문, 시댁 식구들과의 겨울 여행......줄줄이 이어진 개인과 가족 행사를 치르고 몸살까지 야무지게 하고 나니 어느덧 달력은 2019년  마지막 달, 12월을 가리켰다. 8월 중순에 들어와서 쉼 없이 몰아치던 시간을 견디는 동안 여름과 가을 두 계절이 휙 지나간 것이다. 그 계절이 뜨거웠던가, 하늘이 높았던가...... 하나도 기억이 나질 않는다. 분명 내 고국인데... 20여 년 만의 한국 생활은 나를 이방인으로 만들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었던지라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또다시 용을 써야만 했던 것이다. 그러다 문득 생각을 해 보니 언제까지일지는 모르지만 결코 그리 길지 않을 한국 생활을 이렇게 보내다간 분명 나중에 엄청난 후회를 할 것만 같았다. 무언가 나만을 위한 시간을 가지고 싶어 졌다. 취업을 하고 싶었지만 검증되지 않은 경력 단절, 40대 후반의 아주머니를 반기는 곳은 그리 많지 않았다. 솔직히 난 파트타임이라도 좋았고, 주방 설거지를 비롯 그 어떠한 일도 상관없었다. 그저 일정 시간 생산적인 일을 하고 작게나마 그 대가를 받을 수 있는 곳이면 족했다. 어쩌면 더 이상 잔잔한 내 손이 필요하지 않게 된 아이와 남편에게로부터 온 해방감이 더없이 반가우면서도 또 한 편으로는 뭔가가 빠진 듯 헛헛하고 허탈한, 갱년기에 접어든 마음을 이렇게라도 달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남편은 물론 양가 부모님까지 나서서 말리는 통에 작은 일탈은 시도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접어야만 했다. 봉사활동이라도 시작해 볼라 했더니 코로나라는 생각지도 못했던 복병이 생겼다. 아무래도 사회적인 활동은 어렵겠다는 판단하에 그동안 미뤘던 운동을 시작했다. 이왕 하는 거 제대로 하자는 마음에 1년 회원권을 끊고 PT까지 신청했다. 유연성은 어느 정도 있었지만 근육량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시작한 웨이트는 아고고 하는 곡소리를 절로 나오게 했지만 전문 트레이너의 집중 지도와 가족의 응원에 힘을 내다보니 어느덧 2020년 9월이 됐다. 중간에 코로나로 인해 강제로 쉬어야 했던 기간도 있었지만 어쨌든 약 10개월 동안 꾸준히 웨이트를 하면서 근육량도 상당히 늘었고, 당연한 결과지만 체력 역시 매우 좋아졌다. 아무리 정신력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중년 이후에 정신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든든하게 받쳐주는 체력이 있어야 함을 온몸으로 절실하게 깨닫고 있는 요즘, 늦은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지금이라도 알게 된 웨이트 운동이 얼마나 고맙고 소중한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들 수 있는 중량은 어쩔 수 없이 점점 줄어들겠지만 몸으로 익힌 웨이트는 평생 내 건강 지킴이가 되어 줄 것이 분명하기에 무척이나 든든하다. 게다가 웨이트로 단련된 근육으로 폴 댄스까지 얼마 전에 시작했는데 이건 또 새로운 세계이다. 이건 담에 다시 이야기하도록 하고. 운동의 중요성은 여기저기서 무척 강조하기 때문에 모두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알고 있는 것과 알고 있는 것을 행하는 것은 많은 차이가 있다. 운동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너무나도 많다. 나 역시 그랬다. 이래서 안 되고 저래서 안 되고, 이래서 어렵고 저래서 어렵고...... 운동을 10개월 가까이 직접 해 보고서야 알았다. 얼마나 성의 없는 핑계였는지. 하루 몇 시간씩 일주일 내내 하라는 것이 아니다. 그저 하루 30분 씩이라도, 통으로 30분이 어렵다면 10분씩이라도 쪼개서 3번 꾸준히, 일주일에 서너 번 만이라도 자신에게 투자하는 시간을 가져 보길 권한다. 투자, 맞다! 운동은 자기 자신에게 하는 가장 기본적이고 반드시 해야만 하는 기본 투자이다! 본인은 이 사실을 너무 늦게 깨닫게 되었지만 이 글을 읽고 있는 그대는 지금 당장 앉은자리에서 일어나 팔다리를 쭉 뻗어 길게 스트레칭을 하며 목도 좌우로 돌려 보자. 각자의 일터에서 하루를 마감하고 집에 가는 길엔 조금 걸어 보는 것도 좋겠다. 굳이 어느 센터에 등록을 하고 솔직히 좀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 PT까지는 신청하지 않아도 좋다. (하지만 웨이트 입문자라면 다소 부담은 되겠지만 다른 곳에서 절약하고 꼭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볼 것을 권하고 싶다. 유튜브나 다른 곳에서 넘쳐나는 정보지만 직접 1 : 1로 세세하게 지도받고 하는 것과 대충 눈짐작으로 따라 하는 것과의 차이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얼마나 큰지 잘 알 것이라 생각한다. 평생 할 운동인데 과감한 투자, 아끼지 말자.) 가볍게 걷기부터 시작해서 약간의 땀이 흐를 정도의 뜀박질이 가능해지면 조금씩 그 시간과 거리를 늘려 나가면 된다.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어디 나가서 운동하기도 상당히 꺼려지는데 이럴떈 집에서 할 수 있는 것을 찾아서 자신에게 맞는 운동을 해 보자. 다시 말하지만 운동은 나 자신을 위한 가장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투자다. 투자의 성공은 적절한 타이밍이 중요함을 모두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우리 모두의 투자가 멋진 결실을 맺기를 바라며.

                                                           

 

 

 

 




이상 미치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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