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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하는 이야기/함께하는 자녀 교육

언어 능력 키우기!

by 빠니미영 2020. 1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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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성장을 곁에서 지켜본 적지 않은 분이 물어보셨다. 딸의 한국어가 한국에서 성장한 아이보다 월등할 수 있는 이유를. 물론 타고난 것도 있다. 각 아이마다 타고난 재능이 다른데 본인의 아이는 언어적인 감각을 타고났다. 아이는 한국어를 배울 때도 또래보다 엄청나게 빨랐다. 5개월에 아빠 엄마를 정확하게 말하고 11개월에 이미 문장으로 된 말을 정확하게 구사할 수 있었다. 한국어뿐만이 아니라 영어를 배움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의 속도와 능력을 보였고 불어 역시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대학생이 되어 처음 배우고 있는 스페인어를 습득하는 과정을 옆에서 보면 역시나 언어적인 감각은 타고났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시피 타고났다고 해서 배움이 무조건 쉬운 것은 절대 아니다. 나름의 고충이 분명 존재한다. 쉽지 않은 환경에도 불구하고 이런 결과 - 뛰어난 언어 실력 (굳이 한국어로 제한하지 않은 이유는 영어와 불어 역시 같은 방법으로 실력을 키웠기 때문이다) 을 키울 수 있었던 방법이 글의 주제이다. 

딸은 남편의 직업 덕분에 성장기 대부분을 해외에서 보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어 실력은 한국에서 성장한 아이에 비해 전혀 떨어지지 않는다. 여기서 말하는 한국어 실력이라 함은 단순히 한국어로 말하는 능력만을 뜻하지 않는다. 읽기, 쓰기를 비롯하여 어휘, 문법, 행간을 이해하는 정도, 심지어 전문용어까지 전방위에 걸친 능력을 의미한다. 전문적으로 배우지 않았지만 웬만한 한국어 영어 동시통역이 가능한 정도라고 얘기하면 대충 가늠이 될 거 같다. 굳이 이런 얘기를 하는 것은 결코 자랑을 하기 위함이 아니다. 앞서도 말했듯 어떻게 이런 실력을 가질 수 있게 되었는지를 말하고자 할 뿐이다. 아이는 어렸을 적부터 책을 무척 ‘좋아했다’. 많이 읽었다가 아니라 굳이 좋아했다 라고 표현한 이유는 글자를 알기 전부터 책을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았기 때문이다. 임신 한 이후 한 두어 권씩 낱권으로 구입해 놓은 다양한 장르의 유아, 아동용 책들이 제법 많았는데 글을 읽을 수 있게 되기 전부터 스스로 이 책들을 꺼내와서 블록처럼 쌓기 놀이도 하고  그림을 따라서 그리고 만들기도 하는 등 책을 장난감처럼 여기며 놀이의 일부로 여기는 행동을 했다. 여기에는 아마도 당시 유학 중이던 아빠 엄마의 영향이 제법 많았을 거라는 생각도 든다. 하루 중 가장 많이 보는 모습은 아빠 엄마가 책을 읽고 뭔가를 쓰는 모습이었을 테니까. 심지어 공부 외에 육아, 요리 등 모든 것에 초보였던 어설픈 본인은 하다못해 아이를 양육하는 것과 요리가 아닌 쉬운 먹거리를 만드는 것마저 책을 통해 배우고 하나씩 실행하면서 시행착오를 겪었으니 아이의 눈에 비친 세상은 온통 책이었을 것이다. 언젠가 딸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자신은 책 읽고 글 쓰는 게 노는 것인 줄 알았다고. 이렇게 놀이처럼 접하기 시작한 책은 아이의 일부가 되어 아이의 성장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직접 경험을 통해 배우거나 익힐 수 없는 부분을 책을 통한 간접 경험으로 그 세계를 넓히고 풍부하게 할 수 있었다. 무궁무진한 정보를 얻기 위해 언어가 얼마나 중요한지 스스로 깨우치고 굳이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여러 언어를 배우고 익히는데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서로 충분한 시너지 효과를 낸 것이다. 

엄마들이 육아나 학습에 대해 문의를 하면서 공통적으로 많이 하는 얘기 중 하나는 아이들이 정말 책을 안 읽는다, 어떻게 하면 책을 좋아하고 읽게 할 수 있을까 이다. 무슨 장르든, 심지어 만화책 조차도 읽으려 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럴 때마다 본인은 꼭 반문한다. 아빠나 엄마는 일주일에 몇 권의 책을 읽는지. 가족이 어떤 책 아니면 짧은 기사라도 함께 읽고 생각을 나누는 시간은 얼마나 되는지. 보통 이 쉬운 질문에 자신있게 대답하는 엄마는 몇 분 없다. 거의 대부분이 어색한 웃음과 함께 찻잔만 만지작 거린다. 글의 주제에 대한 답은 이미 알아챘을 테고, 오늘 말하고 싶은 핵심은 바로 이 부분이다. 아빠 엄마는 글 한 줄 읽지 않으면서 아이한테만 뭐라고 한다? 미리 밝혔지만 본인은 딸을 키우는데 많은 책의 도움을 받았다. 신의진 선생님을 비롯하여 전혜성 선생님, 장병혜 선생님…… 이분들이 공통적으로 하신 말씀은 자식이 하길 바라는 행동이 있으면 말로 하지 말고 먼저 몸으로 솔선수범하라는 점이었다. 책 읽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부모는 1년 내내 책 한 권 읽지 않으면서 아이한테만 뭐라고 하는 것은 반드시 짚어 보아야 하는 부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본인이 하기 싫은 것은 아이도 싫지 않을까. 

 

많은 책의 도움을 받았지만 특히 이 분들의 생생한 경험담은 본인이 아이를 양육함에 있어 큰 영향을 끼쳤다. 조금 오래된 책이기는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게 있는 것처럼 아이를 양육함에 있어 근본은 바뀌지 않는다는 믿음으로 강력하게 추천한다. 정독하고 자신의 모습을 돌이켜 본다면 좀 더 나은 엄마가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이 글을 읽는 어떤 분은 본인 부부는 당시 상황이 함께 공부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았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맞다. 인정한다. 하지만 그 뒤로 육아와 학업을 병행하기가 어려워 휴학을 하고 결국 학업을 중단한 이후에도 본인은 아이와 함께 여러 방면의 책을 찾아가며 읽었다. 

아직도 많은 분이 궁금해 한다. 하루에 몇 권 정도 책을 읽는지, 일주인엔? 한 달에는? 1년에는? 글쎄... 굳이 세어 본 적이 없어서 딱히 몇 권인지는 모르겠다는 답을 하면서 그 뒤로 헤아려 본 적이 있다. 대중이 없었다. 하루에 한 권인 적도 있고 서 너권까지 읽은 적도 있었으니까. 단순 소설의 경우엔 조금 더 많았고 메모를 하며 읽어야 하는 경우엔 한 권을 여러 날에 걸쳐 읽기도 했다. 한 번 읽었던 책을 여러 번 다시 읽는 습관이 있는지라 이걸 익은 횟수에 넣어야 하는지도 헷갈렸다. 아무튼 정확히는 알 수 없었지만 뒤돌아 보니 어려서부터 늘 책을 끼고 다녔다. 아마 이는 본인의 부모님 덕분일 게다. 디지털 시대에 살고 있지만 아날로그 방식을 좀 더 선호하는 본인인지라 아무리 핸드폰이나 태블릿으로 전자책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세상일지라도 가방엔 늘 책이 함께하고 있다. 이는 어디서든 자투리 시간이 나면 잠깐이라도 책을 읽기 위해서이다. 아이 역시 디지털 세대에 맞게 전자책도 종종 이용하지만 전공 이외에 다양한 부분의 책을 가까이하며 지내고 있다. 

 

참고로 이 글의 주제와는 상관없지만 최근 읽고 있는 책을 소개한다. 딸은 엄마의 감정을 먹고 자란다 라는 책은 이 세상의 모든 엄마와 딸이 모두 읽었으면 하는 책이다. 3번째 읽고 있다. 인간 없는 세상은 우리 모두가 읽어보길 소망한다. 폴리매스는 중간정도 읽었는데 본인이 읽고 남편과 아이에게 권하려고 하고 있다. 남편과 아이의 생각이 궁금하다. 

 

 

그럼 어떤 책을 읽어야 할까? 흔히 고전은 필수니까 반드시 읽어야 한다고 하지만 본인 생각은 좀 다르다. 우선은 관심이 있는 부분부터 시작하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아이들마다 각기 다른 재능 하나씩은 다 있는 것처럼 좋아하는 것도 적어도 하나씩은 있기 마련이다. 엄마나 아빠가 좋아하는 거 말고 아이가 좋아하는 부분을 잘 살펴보고 그 부분에  해당하는 아주 쉬운 책부터 시작해 보자. 가령 아이가 애완견이나 애완묘를 키우고 싶어 하면 그에 해당하는 아주 쉬운 책을 찾아서 함께 읽고 준비해 보는 것이다. 실제로 본인의 아이는 햄스터와 토끼를 오랫동안 키웠는데 직접 키우기 전에 우선 책을 통해 충분한 지식 습득을 먼저 했다. 그 이후 직접 키우면서 생기는 여러 일들도 책과 여러 매체를 직접 찾아보면서 해결해 나갔다. 우리 아이는 게임만 좋아한다고? 예전이라면 모르지만 현대에서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게이머가 정식 직업으로 인정되고 등록까지 된 마당에. 오히려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면 어떨까? 물론 솔선수범을 한다고 해서 부모가 게임 중독이 되면 상당히 곤란한 상황이 되니 이 점은 주의해야 한다. 하지만 아이가 좋아하는 부분을 함께 찾아 그 부분에 관한 내용을 함께 읽고 생각을 나눈다면 권위는 있되 친구 같은 부모가 얼마든지 될 수 있을 것이다. 개인의 경험이 절대적인 그 무엇이 될 수는 없지만 이 블로그는 본인의 경험을 토대로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라는 전제 하에 감히 밝히자면 딸은 본인을 권위를 가진 엄마지만 때로는 친구로 여기고 있다. 

글이 좀 길었는데 정리하자면 언어 실력은 책을 통해서, 책은 부모가 먼저 솔선수범하여 읽는 모습부터 보인 이후에, 아이가 좋아하는 부분부터 이렇게 총 3가지이다. 하지만 이 역시 어디까지나 참고만 할 뿐, 절대적인 것은 아님을 밝힌다. 내 아이는 내가 가장 잘 안다. 아니 알아야 한다. 내 아이에게 가장 잘 맞는 부분을 찾아서 행하는 것은 부모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부모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모든 분께 화이팅을 외치며.

 

 

마음을 담아 몽이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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