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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로운 이야기/꽃

더욱 깊어지는 사랑 - 애 (愛)

by 빠니미영 2019. 7.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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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한 자루의 촛불을 켜고 마주 앉아보라.
고요하게 일렁이는 불빛 너머로
사랑하는 이의 얼굴은 더욱더 아름다워 보일 것이고
또한, 사랑은 멀고 높은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아주 가깝고 낮은 곳에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이정하. '너는 분부시지만 나는 눈물겹다' - 촛불 中


지난해 3월 온몸에 스며드는 한기가 언제쯤이면 끝나려나 하던 시기, 첨으로 부케와 부토니아를 만들 기회가 있었다. 공식 행사 때 여러 번 꽂았던 꽃꽂이도 배워서 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것과는 또 다른 부담으로 다가왔던 부케와 부토니아 준비. 가만히 생각해 보니 아마도 간절한 마음이 넘쳤던 거 같다. 둘이 하나 되어 새 출발을 하는 한 쌍이 행복하게 잘 살았으면 하는. 서로 각각의 모습으로 사랑을 할 때는 바다보다 깊고 하늘보다 넓은 사랑으로 서로를 배려하고 감싸 안아주다가 막상 하나의 모습으로 사랑을 하게 되면 조금씩 변하고 바래지는 모습을 주위에서 많이 보아 온 터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케와 부토니아를 선물하겠다고 결심한 까닭은 본인의 간절함과 축복이 조금이나마 더해져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욱 깊고 풍부해지는, 성숙한 사랑을 하는 가정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감사하게도 이 부부는 그들의 어여쁜 모습을 쏙 빼닮은 아이까지 낳아서 봄 여름 가을 겨울 하루에 사계절을 진하게 맛보며 행복하게 살고 있다.  

요즘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이야기가 있다. 송송 부부의 이혼. 처음 기사가 나왔을 때는 아무리 사적인 내용이지만 그래도 워낙에 대중적인 사람이니까 이슈가 될 수도 있겠지 싶었다. 하지만 갈수록 잦아들기는커녕 더욱 부풀어지고 선을 넘은 기사를 보면서 현대판 마녀사냥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부부의 일은 부부만이 안다. 그 안에서 누가 좀 더 잘하고 좀 더 잘못했을 수는 있다. 하지만 그 세세한 내용까지 온 국민이 알아야 하고 추측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대한민국 미디어의 질을 생각해 보았다. 이익에 따라 혹은 목적에 따라 중심을 지켜야 하는 위치에서 벗어나 이리저리 흔들린 과거의 모습을 현재까지도 재현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이 과연 미디어만의 책임일까? 미디어는 사람이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만드는 사람은 바로 우리 자신이다. 삶이 각박해질수록 사람의 마음은 메마르기 때문에 여유가 없어지고 당연히 배려나 상대방을 존중하는 그런 마음조차 없어진다고 한다. 아무리 그렇다고는 하지만 현실의 어려운 상황이라는 방패 뒤에 비겁하게 숨어서 모든 것을 정당화시켜서는 안 된다. 자신이 상대방을 배려하거나 존중하지 않으면서 반대로 배려받거나 존중받기를 바란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맞으면 아픈 것은 자신만 그런 것이 아니다. 다른 사람도 맞으면 아프다. 내가 직접 때리는 것이 아니니까 괜찮다고? 아니, 그렇지 않다. 때리는 사람이 옆에 있으면 적극적으로 말려야 한다. 그저 바라만 보고 있는 것 자체가 때리는 것과 동일한 행동이다. 얼마 전 '어린 의뢰인'이라는 영화를 보고 짧은 글을 썼다. 거기에 잠깐 언급한 합리적 개인주의는 우리 모두가 힘을 합칠 경우에 가능한 것이다. 어차피 어우러져 살아가야만 하는 세상, 관여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면 제대로 된 행동으로 적극적으로 하고 그렇지 않은 부분이라면 서로 철저하게 보호해 주고 존중하며 지켜주는 모습이 필요하다. 현대판 마녀사냥은 익명성이 보장된다는 전제 하에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분명 존재는 하지만 실체는 찾아보기 어려운 존재. 게다가 자극적인 내용일수록 SNS를 통한 전파 속도는 가히 상상을 할 수 없을 정도. 지금은 저 사람이 당하는 일이지만, 언젠가는 본인이 당하는 일이 될 수도 있다. 조금만 더 자중하자.
부케로 들었던 은방울꽃 꽃말이 순결, 다시 찾은 행복, 반드시 행복해진다 라고 한다. 처음 시작은 이런 설렘이었을 것이다. 누구나 그렇듯. 비록 안타까운 결말로 끝났지만 저들의 아픔에 굳이 우리까지 보탤 필요는 없다. 그저 묵묵히 지켜보고 다시 시작하는 각각의 삶을 응원해 주는 것이 바로 한 세상을 같이 살아가고 있는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한국과는 달리 다양한 꽃을 구하가기 쉽지 않은 곳이라 일단 꽃을 구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날도 추워서 맘에 쏙 드는 꽃을 구하기 위해 여러 곳에 발품을 팔아야 했지만 그 모든 순간에 설레였고 행복했다. 

 

신랑 신부에게 전하기 전에 당시 결혼 20주년을 몇 달 앞두고 있었던 본인 부부가 먼저 기분 좀 냈다. 오랜만에 결혼 사진첩을 꺼내서 당시 부케와 부토니아를 보니 음...상당히...... ㅎㅎㅎ  

 

그렇지 않아도 시끄러운 기사에 본인까지 보탤 것은 아니다 싶어 가만히 있었는데 사진첩에서 부케와 부토니아를 발견하고 나서 이런저런 생각이 들어 끄적끄적......

 

 

이상 미치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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